뮤지컬 베토벤 관극 후기
안녕하세요, 민트입니다!
얼마 전 뮤지컬 베토벤 3차 티켓팅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시간이 흘러 저는 박은태 배우님의 은토벤을 만나고 왔습니다. '엘리자벳'에서 '루케니' 역할을 했던 박은태 배우님에게 홀려 이번 공연도 기대가 컸었습니다.
마냥 신나는 마음으로 예당에 들어섰는데 캐스팅 보드에서 은토벤을 보니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기가 어려웠습니다. 윤공주 배우님의 음색과 박은태 배우님의 음색이 잘 어울릴까,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카스파 역할의 김진욱 배우님과 박은태 배우님이 어떻게 상반된 느낌을 전달할지도 궁금했습니다.
베토벤의 한 순간 , 은토벤
좌석에 처음 앉아서 무대를 봤을 때, '무대가 이렇게 작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웃는 남자 재연을 예당에서 봤었는데 무대가 이렇게 작은 느낌은 없었거든요. 아무튼 그렇게 공연은 시작됐고! 기대한 만큼 아름다운 음악과 배우님들의 노래, 연기 모두 대단했습니다.
베토벤의 생전 모습은 알 수가 없지만, 베토벤에게 저런 모습이 정말 있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박은태 배우님이 연기한 베토벤은 근사했습니다. 베토벤의 인생 중 한 순간, 한 순간을 잘라와 보여주는 것 같았거든요. 걸음걸이, 말투, 자세, 표정. '정말 베토벤의 인생 중에 저런 순간들이 있었을 것 같아.' 라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만큼 역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신 게 아닌가 싶어요.
1막 마지막 넘버였던 '너의 운명'에서 무대가 활짝 열리면서 마치 심봉사가 눈을 뜨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무대를 약간 좁게 시작한 이유가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박은태 배우님의 지붕 뚫는 성량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요. 아무튼 박은태 배우님의 베토벤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찰떡 캐스팅
개인적으로 윤공주 배우님의 공연은 이번 베토벤이 처음이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에 보드랍고 사랑스러운 음색이 매력적이었는데요. 박은태 배우님 음색과 잘 어울릴까? 여리여리한 느낌이라 좀 균형이 안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전혀요! 윤공주 배우님이 안토니 역에 정말 찰떡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드랍고 여리여리 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강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폭발하는 감정을 분출하고, 진정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안토니의 마음이 너무나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특히 까를교를 배경으로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각색한 넘버를 부르실 때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처연하고 안타깝고 그런 마음이 들더라구요.
뿐만 아니라 카스파 역의 김진욱 배우님도 정말 근사했습니다. 형인 베토벤과 상반되는 캐릭터라고 할까, 카스파를 통해서 베토벤을 좀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극 후반부에 박은태 배우님과 김진욱 배우님이 다시 만나 형제로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는 너무 찡했어요. 또 베토벤의 혼령들도 그렇고 앙상블 배우님들도 노래를 너무 잘 하셔서 계속 감탄하면서 봤던 공연입니다.
7년이라는 제작 기간과 이름만 들어도 기대하게 되는 배우님들, 베토벤의 음악. 기대만큼 좋았던 공연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님이 연기하는 베토벤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죠 사실. 은토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