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유럽 깊은 숲으로! - 불리 1803 리켄 데코스

혹시 코쿵’, ‘코통사고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심쿵이라는 말에 빗대어 너무 마음에 드는 향기를 느꼈을 때 코쿵했다고 표현을 해요. 또 의도하지 않게 너무 좋은 향기를 경험했을 때 코통사고났다는 표현도 쓴답니다. 이런 코쿵했거나 코통사고 당한 경험 있으실까요?

 

북유럽-깊은-숲의-향기-리켄-데코스

나의 첫 번째 코쿵! 리켄 데코스

제가 처음 , 이런 게 코쿵이구나?!” 했던 향기는 불리1803의 리켄 데코스입니다. 불리는 프랑스 뷰티 브랜드라고 할까요? 향수, 바디제품, 미용 도구 등을 선보이는 브랜드입니다. 향초나 핸드크림, 비누, 치약 등의 제품도 있어요. 불리의 향수는 워터 베이스, 알코올이 아니라 물에 향료를 첨가해 만든 향수로 유명합니다. 보통 향수는 알코올에 향료를 첨가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향수를 뿌렸을 때 알코올이 증발하고 날아가면서 향기도 퍼지는 거죠. 그런데 불리의 향수는 워터 베이스다보니 알코올만큼 잘 날아가지 않죠. 그래서 확산력도 약하고 향이 연해서 성분에 민감하거나 너무 진한 향수는 힘들다 하는 사람에게 좋은 거 같아요.

 

불리를 처음에 어떻게 알게 됐는지 기억이 안나요. 어디선가 어떻게 불리를 알고서 리켄 데코스 바디 로션을 샀는데요. 이 바디 로션을 처음 바르고 향기에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을 처음 느꼈던 것 같습니다. 향기에 몰입하게 된다고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한참을 이게 무슨 향기야? 하면서 집중 했었어요. 그렇게 리켄 데코스 향기에 반해서 향수를 주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북유럽 깊은 숲으로 순간이동 가능한 향기

리켄 데코스 ( Lichen D’ecosse )는 스코틀랜드 이끼라는 뜻이예요. 처음에는 이끼향은 어떤 향일까? 하고 생각하지만 향수를 뿌리고 조금 있으면 , 이런 향!’ 하고 그냥 알게 됩니다. 향기 자체가 너무 좋기도 하지만, 제가 리켄 데코스에 반했던 이유 중 하나는 공간감이 확실하게 느껴진다는 이유였어요. 진짜 향수를 입는 순간, 북유럽 깊은 숲 입구로 순간이동 하는 느낌이 들어요.

 

향수를 착향하고 처음에는 아주 살짝 스파이시 한 풀 내음이 느껴져요. 이슬을 머금었다기보다는 비가 오고 난 뒤에 키가 큰 나무들이 많은 숲 앞에 선 느낌이 들어요. 정말 영화처럼 내 방에서 TV를 보다가 반지의 제왕에 나올 것 같은 그런 깊은 숲 입구로 순간이동 한 느낌이 듭니다. 시원하고 약간은 차갑고 촉촉한 비 맞은 키 큰 나무가 많은 숲 속 향기가 느껴져요. 물론 이끼 향도 있겠죠. 하지만 이 향기가 이끼 향이구나! 하는 느낌보다는 저런 크고 깊은, 비 맞은 나무가 있는 숲이니까 이끼가 있는게 당연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예요. 첫 느낌은 시원하고 촉촉한 깊은 숲 앞에 막 들어섰을 때의 느낌이 듭니다. 눈 앞에, 그리고 머리 위에 저런 크고 깊은 숲이 펼쳐지는 느낌이 들어요. 이미지 전환이 확실하게 되는 향입니다.

 

향수를 입는 순간 북유럽 숲으로 들어서는 기분이 들고, 이 신비롭고 시원한 느낌을 어느 정도 느끼고 나면 뭔가 은은하고 포근한 느낌이 드는 잔향이 이어집니다. 분명 처음부터 진행된 향기와 같은 결의 향기인데 느낌은 좀 달라요. 제일 처음에 느꼈던 살짝 스파이시 했던 향이 빠져서 그런지 은은하고 포근하면서 시원한 느낌으로 다가와요.

 

비 온 뒤에 키가 큰 나무가 많은 숲에 산책을 가죠. 아침이나 낮 보다는 늦은 오후나 저녁 즈음인 것 같아요. 주위가 온통 짙은 청록색인 시원하고 촉촉한 숲을 걷다가 살짝 숨이 차는 느낌이 들 때 폭닥해 보이는 적당히 넓은 통나무 위에 걸터앉은 느낌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숲을 걷다가 제법 편해 보이는 통나무에 걸터앉아서 밀린 숨을 몰아쉬면 느낄 수 있는 촉촉하게 물 먹은 이끼, 그 숲에서 같이 숨쉬는 나무들 향기, 그 숲을 채우는 투명한 청록색 공기 향기들이 느껴져요. 마음이 편안해지고 시원해지는 느낌이요. 첫 향이 눈 높이나 머리 위로 향이 펼쳐지는 느낌이라면 잔향은 뭔가 높이가 낮은 듯한 느낌이예요. 그래서 좀 더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삶의 질을 급격하게 올려주는 향

풀 향이나 자연의 향기를 좋아하고 그린, 아로마틱한 향을 좋아한다면 리켄 데코스는 확실하게 취향 저격할 향입니다. 지인 중에는 비 오는 날에는 무조건 리켄 데코스를 입는다는 분도 계시고, 잠들기 전에는 리켄 데코스 오일과 로션을 바르고 잠든다는 분도 계실 정도로 심신 안정에 좋은 향인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일상이 답답할 때, 자연이 많은 곳으로 캠핑 떠나고 싶은데 여건상 안될 때 리켄 데코스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일상 도피용 일 수도 있겠네요. 지친 하루 끝에 리켄 데코스를 만나면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와 상관없이 평온한 밤을 보낼 수 있어요.

 

제가 너무나 애정하는 향수 리켄 데코스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향기는 코바코이기 때문에 코마다 다르게 느껴진다는 점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불리 향수는 워터 베이스라 지속력이나 확산력이 약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어필하기 위한 것 보다는 나의 만족을 위한 향수로 생각하는 것이 좋아요. 불리 향수를 두고 현관컷혹은 마실컷이라는 말을 하기도 해요. 방에서 뿌리고 현관 밖으로 나가면 향이 안 느껴진다 혹은 동네 마실 나가는 거리를 벗어나면 향이 안 느껴진다 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불리 향수의 지속력을 높이기 위해 바디 제품과 함께 사용하거나 공병에 덜어서 갖고 다니며 뿌려주는 사람들이 많아요. 개인적으로는 지속력과 확산력을 감안할만큼 향기가 좋은 것 같아요.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가까운 매장에서 꼭 시향 해보시기를 바랍니다.